2024 한 해는 여행 다니느라 (핑계...)
공부하느라 (핑계...)
책을 너무 많이 못읽었다...ㅋㅋㅋㅋㅋ
20권도 채 못 읽은듯...
2025년에는 좀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길 바라며!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기시 마사히코

예전부터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너무 흥미로워서 전공으로 택했다가
사회조사방법론 과목에서 와씨...이거 통계 배워야되네...하고 바로 취소함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내가 직접 통계 내지 않아도 되는 사회학 서적은 언제나 재밌음
일본 사회학 서적은 처음인데
이 책을 읽고 기시 마사히코의 서술 방식이 신기해서
<망고와 수류탄> <보통의 행복> 책도 사서 읽었다.
<망고와 수류탄> 이 책도 정말 좋았는데 아무래도 기시 마사히코의 책으로 처음 읽은게 이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이다보니 이 책을 좀더 인상적이라고 꼽게 되었다.
보통의 사회학 책이랑은 다르게 인터뷰, 일기 느낌의 굉장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서술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 논의의 대상은 길에서 떠도는 미성년자들, 의상도착자들, 가정폭력 희생자, 오키나와인 같은 정말 마이너한 사회의 소수자들이다. 아무래도 일본 서적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문제와는 약간 거리가 있기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래서 더 거리낌 없이 한편으로는 편안하면서도 흥미로운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나치게 나와 거리가 가까운 문제는 언제나 읽기가 좀 힘들다... 무튼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되게 뭐랄까.... 대상화하지 않고 그냥 그 사람들의 세계도 나의 세계와 같은 거대한 한 인생이고 또 우리는 사회 속에서 서로 이어져있고, 나에게 거대한 이 세계는 사회 전체에서보면 또 그냥 흔하디 흔한 단편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라 참 좋았다.
나는 내 인생이 굉장히 온실 속 화초 같은 삶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더욱 사회의 소수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주기적으로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간접적으로나마 이런 이야기를 접하지 않으면 내가 어떤 특권을 누리고 사는지도 모르고 불평불만만 하거나, 나랑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자칫 틀렸다고 생각하게 될까봐 두렵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고집도 세지고 생각의 벽이 두터워지기 마련이니까 더더욱 나와 내 주변을 검열하고 되돌아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기시 마사히코의 책을 주기적으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일이어도, 일이 아니어도
요시나가 후미

"업"에 대한 고민은 내 30대를 관통하는 숙제와도 같은데, 그런 이야기를 내가 좋아하는 만화가가 책으로 말아준다? 우리나라에서 영화 앤티크로 개봉한 만화 서양골동양과자점의 작가와 그녀의 삶과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눈 인터뷰집인데 중간중간 그녀의 작품 속에 나오는 여러 키워드 <성장> 이라든가 <가족>이라든가에 대해 어떤 생각으로 이런 장면을 만들어냈는지 이야기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출발점, 전환점 같은 맥락인데 그것보다는 좀 덜 딱딱하고 즐겁게 대화하는 분위기임. 나는 이 작가가 오오쿠 작가인지 몰랐는데 그걸 알고 더 존경스러워짐....
이 작가는 법대를 나왔는데 법대를 간 이유에 대해 아버지 친구가 변호사로 사는 일과를 들어보니, 법원갔다가 골프치고 사우나 갔다가 집에 간대서 자기는 그럼 사우나 가는 시간에 만화를 그릴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해서 라고 해서 ㅋㅋㅋ그냥 너무 그런 사고가 재밌고 좋았다. 작가는 변호사 활동을 하진 않지만 이런 가치관이나 경험이 작품 속 캐릭터들에 군데군데 드러난다.
일이나 직업, 학업(job과 occupation을 한국말로 어떻게 구별해서 말해야할지 모르겠다)에 대한 작가의 유연하면서도 현실적인 생각이 참 좋고 공감이 많이 됐다. 사실 전공이라는걸 꼭 살릴 필요도 없고, 꼭 어딘가에 소속돼서 일할 필요도 없는 거고, 그렇지만 나의 삶을 꾸려나갈 돈이라는 건 정말 중요한 거고~ 그럼에도 내가 계속하고 싶은 어떤 일은 나의 꿈과 언제나 연결되어 있는 것이고~ 이런 현실적인 얘기를 그녀의 작품 이야기들과 함께 여유로우면서도 확실한 어조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인터뷰어가 인터뷰를 너무 잘함. 보면서 와 이 사람 질문 진짜 잘하네...라고 감탄하면서 봤다.
이런 인터뷰집 정말 더 많아지면 좋겠고 무엇보다 문학동네 출판사가 이런 좋은 인터뷰집 만들어줘서 너무 고마웠다. 문학동네에서 나오는 만화책들도 요즘 퀄 너무 좋던데 문학동네 만화편집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겁니까!!!! 서울에 사는 한 30대 여성이 당신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샤라웃합니다!!!
열쇠
다니자키 준이치로

어쩌다보니 일본 작가 작품이 많네
이 작품은.... 좋았다 라고 얘기하기보다는 그냥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얘기하는게 더 분명한 표현이다. 내가 살면서 처음 보는 스토리 전개에 소재에 캐릭터다. 보는 내내 "이게 뭐야...?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라고 소리내면서 읽었다. 너무 기이하고 불쾌한 골짜기 같은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토맛토마토 토마토맛토를 고르는 기분으로 자꾸만 다음 장을 넘기게 된다. 그리고 이런 책을 출판한 민음사에게 또 한번 샤라웃을..... 나이든 꼰대들이 이런 스토리를 오케이 해줄리가 없는데 출판계에 계시는 많은 분들의 노고와 열려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에 대해서는 어떤 스포도 하고 싶지 않음, 진짜 백지 같은 머리로 읽어야 함. 이 책 표지 그리는데 정말 고민 많이 하셨을 것 같단 생각을 함
나르시시즘의 고통
이졸데 카림

업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면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보게 되는데 내 주변, 아니다 그냥 이 사회의 상당수 사람들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다들 왜이렇게 회사에서의 일 잘하는 나, 회사에서 인정받는 나, 어떤 조직에 속해있는 나를 갈구하고 또 그것에 매몰되려고 하는지...? 정말로 공감도 안되고 이해가 안된다. 그 일이라는게 일을 통해서 내가 사회에 창조해내는 어떤 가치적인 측면이랄지, 그 과정에서 나의 자아효능감을 높여주고 그 일을 함께 하는 동반자인 회사라는 조직에 대한 애정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좋은 성적표 받고 싶은 마음! 성공한 인생 살고 싶다는 그 마음!을 자아 실현으로 포장하여 일에 아등바등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보면서,,(사실 자아실현이라는 키워드 자체가 이미 구리다...너무 예전 세대에서 노동자들 굴려먹던 프로파간다 같음) 내가 <일>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나..? 라는 생각도 자주 했다. 나랑 생각이 통하는 친구들도 세상에 많이 없고, 대다수가 "그래도 회사에 취직은 해야지" 라는 생각이고, 뭔가 말로 하기 어려운데 조직의 밖에서 내가 보기엔 그냥 큰 조직의 톱니로 일하면서 왜 저렇게까지 서로에게 경쟁적이고 적대적일까...? 하는 의문이 자꾸만 들었다.
그 사람들한테는 그게 어떤 맹목적인 가치라 그게 당연하고, 나는 그게 아니니까 또 당연히 이해가 안됐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현상을 나르시시즘과 연결지어서 설명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확실히 요즘 나르시시즘이 업계 트렌드 키워드인 것 같긴 함 ㅋㅋㅋㅋ 거의 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수준으로 언급되는데 그래도 논의 자체는 꽤나 그럴듯하고 재밌었다.
신자유주의적인 경제 질서와 맞물려서 개인들은 자신의 이상을 향해, 이 이상에 복종하며 나아가게 되는데, 이런 경제 질서에서는 개성도 하나의 인적 자본이기 때문에 개인주체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이 자본을 연료 삼아 경쟁에서 최고가 되도록 요구받게 되는 것이다. 즉, 이 사회 질서에서는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개성을 발휘하는 것 또한 나라는 자본을 경영하는 행위가 되어서 극단의 경쟁으로 치닫을 수 박에 없다는 것임.
결국 이 책의 논리에 따르면 회사에서 존나 인정받고자 아등바등하는 사람들이나, 왜 저렇게까지 하지 라면 나만의 어떤 일에 대한 가치관을 찾고 싶은 나나, 전부 이 정체성, 개성이라는 이데올로기에 매몰돼서 깊어지는 내적고독은 외면하고 살고 있다는 것인데,,,오호라 상당히 인상깊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단순히 직업이나 노동의 측면에서 논의가 멈추는게 아니라 오늘날 스펙트럼화 돼 가고 있는 성적 자기 정체성의 결정에 대해서도 나르시즘, 신자유주의 지배질서와 관련지어 설명하는데 오호 이 부분도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었다.
2025년에 읽고싶은 책

세계에 대한 믿음 by 김홍중
ㅋㅋㅋㅋㅋㅋ아 저자분은 사실 내가 학부 시절에 제일 좋아했던 교수님인데 ㅋㅋㅋㅋ좋아한 것치고는 수업을 자주 빠졌지만.... 그래도 다른 수업에 비하면 열심히 들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 교수님 수업을 듣고 아 사회학을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현대사회의 사회학>,,,이었는지 <현대사회와 사회학>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 그 과목을 가르치셨다. 첫 수업 때 촤악 하고 스카프를 멋지게 트렌치 위에 걸치고 오셔서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뛰어내려야 한다는 충격적 멘트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셨던...기억이 난다. 진짜 개멋있는 교수님이셨음... 무튼 그때 수업 이후로 교수님이 내는 책은 꼭 한권씩 사 보고 있는데 예전에 출판하셨던 <은둔기계>도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던 지라 이번 책도 꼭 읽어보고 싶다. 교수님 존경합니다...

치와와 by 오카자키 쿄코
요즘 영화 서브스턴스가 핫하던데 스토리 딱 듣자마자 생각난건 만화책 헬터스켈터임. 여러분 substance 이전에 헬터스켈터가 있었습니다. 제발 헬터스켈터를 봐주세요. ㄹㅇ 미친 만화임. 처음 헬터스켈터 읽었을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작가가 또 그후에 다른 작품을 낸 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우연히 이 표지를 딱 보고, 어라? 헬터스켈터 그림첸데? 하고 찾아봤더니 같은 작가였다. 올해 꼭 보리라~
아 근데 솔직히 책 가격 너무 비싸요...근데 헬터스켈터도 종이질이나 표지 디자인 넘 좋았그든 그거 생각하면 또 감안이 되는 가격인 것 같기도 하고...출판해주는 거 자체에 감사해야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서양 미술사 by 곰브리치
아... 왔다 나의 애증의 서양 미술사.... 나의 맘 속 무거운 짐...
내가 스무살 때부터 올해는 읽어야지 올해는 읽어야지 하고 단 한번도 완독해내지 못한....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
서양 미술사 자체는 너무 재밌고 언제나 흥미로운 마음으로 읽는데도 왜 단 한번도!!! 끝을 못 내냐 이 말임
내가 올해는 기필코 끝을 보고야 말리라....
2024년에 세계여행 다니면서 미술관들 많이 구경다닐 때마다 속으로 든생각이 내가 곰브리치 완독했으면 더 풍성한 교양으로 이 작품들을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거였음 ㅋㅋㅋㅋ
매번 서로마 멸망 이후부터가 나에게 난관이다.... 1단원 집합만 형광펜 겁나 그어져있던 수학의 정석 같은, 나의 애증의 곰브리치 미술사
올해엔 진짜 끝장 본다

자본주의 by EBS 다큐프라임
사회학 책들을 읽다보면 항상 자본주의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나는 사실 자본주의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경제 수업에서 배운 자본주의는 다 사실 숫자나 공식 위주고 그마저도 나는 열심히 안들었고,,, 경제는 언제나 내 흥미 밖이라고 생각했는데 사회를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려면 자본주의에 대해 아는 것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어서 올해는 좀 쉽게 쓰여졌다는 이 책부터 한번 읽어보고자 한다. 유튜브에 영상으로도 나와있던데 나는 영상은 매번 보고나면 머리에 남는게 하나도 없고 텍스트로 읽어야 그래도 뭐라도 남더라. 옛날 사람이라 그런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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