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였던 독일 검은숲 하이킹 후기 (슈바르츠발트 등산코스, 가는법, db기차지연)

헨젤과 그레텔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슈바르츠발트(검은숲) 에 다녀왔다.
식수로 먹을 수 있다는 맑은 물의 티티제호수 (사실 티티호수, 제가 호수라는 뜻) 주위를 빽빽한 검은숲이 둘러싸고 있는데 그 풍경이 너어무 아름답다.

해가 질 때의 모습,
나무들이 뎃생한것처럼 가늘고 빽빽하면서도 길게 자라 있어서 거대한 콩테화를 보는 것 마냥 신비롭다.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에 이런 표지판이 있다.
검은숲 하이킹 코스
검은숲이 넓은 만큼 하이킹 코스도 저엉말 다양하다. 하이킹 코스를 따로 안내하는 웹사이트도 있고, 투어리스트센터에 가서 안내받을 수도 있다. 우리는
호수에서 출발하여 구글맵에 Hochfirst 라는 곳을 찍고 갔다. 생각보다 구글맵이 등산로 안내가 잘돼있어서 편하다. 왕복 3시간 정도되는 코스다.

저기 산 위에 나무들이 갑자기 없는 그린그린한 곳이 바로 우리가 갈 hochfirst!


검은숲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나무들이 정말 검게 보이기 때문... 워낙 길고 빽빽하게 나있어서 햇빛이 잘 들지 않아 나무들이 검게 보인다.


그래도 등산로 자체는 쾌적하게 나 있어서 많이 어둡거나 하진 않았다. 해가 한창 떠있는 오전 11시쯤에 다녀와서 그런것 같기도 함. 길 자체는 험하진 않지만 오르막 내리막 오르막 이런식이 아니라 오르막 오르막 오르막이다. 하산할때는 내리막 내리막 내리막 이라 무릎이나 발목이 조금 아플 수 있다. 그래도 결코 험하거나 어려운 코스는 아님.

중간중간 방향을 나타내는 이정표가 나무에 붙어있다.

초입부에서 볼 수 있는 풍경

보통 나무들은 가지가 줄기 윗부분에 많이 자라는데 여기 나무는 정말 줄기 밑동부터 계속 가지가 빽빽하게 자라있어서 더욱 그런것같다.

한낮인데도 숲속은 새까맣다.

이런데서 길을 잃었을 헨젤과 그레텔 상상하니 너무 무서웠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서양 동화에서 공포와 미지의 대상으로 숲이 등장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중간에 화장실이 없으니 미리 들렀다 가야함

이런 오르막이 계속된다. 그리고 독일은 우리나라의 파리 처럼 벌이 많다. 산이라 꽃이 많아서 벌이 많은데 가만히 있는 사람을 쏘진 않으니 걱정은 안해도 되지만 그런게 많이 무서우신 분이면 비추

구글맵은 어떻게 이런 샛길도 아는 것인지 신기하다. 이게 등산로가 맞아..? 싶어서 가보면 정말 길이 맞음

이곳에도 토속신앙 스러운 모습이 있었다. 일본 산엔 곳곳에 빨간 두건을 두른 보살들이 있는데 여기는 역시 천주교의 대륙 답게 마리아상이 뚜둥!

여기도 마찬가지로 길이 맞아...? 했던 길 ㅎㅎㅎ
하지만 이 길을 통과하고 나면

이런 평원이 펼쳐진다. 놀랍게도 이 곳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도 꽤많다. 그야말로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다. 지나가는데 집에서 어떤 아저씨가 나오길래 반갑게 서로 할로~ 하고 인사했다.

산에서는 누굴 만나든 할로~ 하고 인사하고 지나가게 되는데 그게 또 하이킹의 매력 중 하나인듯하다

가끔 정말 뜬금없는 곳에 벤치가 있다 ㅎㅎ

멋진 뷰를 보며 90분 정도 올라가다보면 Hochfirst에 도착한다

바로 이곳! 인데
정말 멋들어진 뷰가 발 밑에 펼쳐진다
이걸 보려고 올라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멋진 풍경인데


뒤를 돌아보니 이런 급경사 오르막이 있었고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아 저기서 경치를 보는건가 하고 올라가봤는데



알고보니 이곳이 패러글라이딩, 행글라이딩 등
각종 글라이딩의 성지였던 것! 이 날 날씨도 좋고 바람도 잘 불어줘서 7-8명 되는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하늘을 날고 있었는데 너어무 멋졌다.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고 뒤에는 전망대와 더불어 넓은 벤치도 있어서 거기서 책을 읽는 분들도 계셨다. 이 아름다운 풍경에 몸을 기꺼이 내던지는
취미라니! 정말 멋졌다
내려오는 길은 계속 내리막의 연속이라 발목이 조금 아프긴 했다. 그래도 올라갈때에 비해 정말 빠르고 수월하게 내려왔다

납작복숭아랑 프링글스를 가져가서 몇입 먹었는데 벌들이 달려들어서 호다닥 먹고 다시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혹시 포켓몬고를 한다면 등산하면서 꼭 켜보시길.... 우리나라에서는 안나오는 마임맨이 나옵니다...!!!!! 프랑스에서만 나온다고 해서 별 생각없었는데 여기는 프랑스랑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곳이라 나온건가?! 무튼 너무너무 즐겁게 도등까지
완료 ❤️

검은숲 가는법
우리는 하이델베르크에서 출발했고 DB 열차를 3번 정도 갈아타서 도착했다. 지연이 잦으니 (우리도 거의 두시간 가까이 지연됐던듯) 대체편을 찾기 좋은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걸 추천한다!
경로는 그냥 앱이 알려주는 대로 가면 되지만 앱이 알려주는 대체편은 내 티켓으로는 탈 수 없는 열차도 알려주는 경우가 많으니 꼭! 꼭! 환승역 창구에 가서 직원에게 확인받고 대체편 프린트를 받아두는게 좋다! 대부분 영어를 할 줄 알고 , 언어가 안되더라도 내 티켓 보여주면 사실 걍 알아서 해주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됨
유럽기차는 지연되는게 사실 디폴트라 일정을 빡빡하지 않게만 잡으면 크게 문제될 일은 없다! 물론 지연이
한번 되고나면 많은 사람들이 그 다음 열차에 몰려서 좌석을 잡지 못하면 조금 피곤해지긴 함 ㅎㅎㅎㅎ그래도 기차타기 전에 자양강장제 한알먹고 유튜브 오프라인 동영상 다운받아가다보면 금방 갑니다~ db 기차 지연금은 현찰로는 주지 않고 (뮌헨 중앙역 직원에게 확인한 바로는) 독일 계좌가 있어야 하거나 바우처로만 지급해준다. 굳이 계좌만들기 귀찮아서 우리는 그냥 스킵함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