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몽골 여행 후기 (고비사막 대추천)

영일만아기고래 2025. 1. 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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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몽골 여행을 다녀왔다!

그때의 추억을 되새기며....!

투어 정보는 ... 전 솔직히 불만족하는 부분이 커서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ㅠㅠ 댓글 주시면 알려드릴게요

이 날 묵은 숙소 식당게르는 이렇게 생겼다

게르는 거의 비슷한 구조고 뭐랄까...

앙부일구 안에 들어와있는것 같이 생김

다른 곳 게르보다 천장이 좀더 예뻐서 사진 찍어둠

조식은 또다시 무난했다

무난한 조식 좋아요...

나 누린내 별로 신경안쓴다고 생각했는데

전혀...전혀아니었다...

몽골 음식 속 고기는... 차원이달라

여기 버터는 유지방이 되게 많은 느낌..? 정제되지 않은 raw milk fat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곳은 감자를 정말정말 많이 먹는다

매끼에 감자가 나옴

사막을 가기 위해 또다시 오프로드를 존나게 달리다가

채석장 같은 곳에 와서 점심을 먹었다

여기는 사방이 그냥 저렇게 생겼는데 누구 하나 묻어버려도 아무도 못 찾을 곳임

가이드가 사온 고기만두와 우리가 가져온 볶음 김치를 같이 먹었다...! 이 만두는 역시나 누린내가 났지만 그래도 좀 다른 것보다 좀 덜하고 맛있어서 잘 먹었다

볶음김치는 최고다

다 먹고 쉬는 시간에 돌 위에 앉아서 휴식중(이라고 쓰고 사실 가글중임)

돌이 따땃하니 앉아서 쉬기 좋았는데 곳곳에 말똥소똥낙타똥이 있어서 조심해야한다

지나는 길에 마트 들렀는데

거기 화장실이 이렇게 생겼다.....

냄새가 말도 못하고

저 문 딱 열면 구덩이 위에 나무판자 두개 걸쳐져있음

예전에 우리 할머니집 화장실이 딱 이랬어서 충격적이진 않았는데

성인이 되고나니 뭐랄까 좀더 몸을 사리게 돼서 그런가

나무판자 부서질거같고 저위에 쪼그려서 오줌싸는데 파리들이 생식기안으로 들어갈거갘고 막 걱정이 많아졌다. 그래도 오줌 잘 갈김

가이드가 핸드폰 조심하라고 신신당부 했다

빠뜨리면 찾을수없어요~~~~ ㅋㅋㅋㅋㅋ

사막 근처 숙소에 도착한 후 잠시 쉬는시간을 가짐.

아침부터 쉬지않고 오프로드 달려와서 많이 지친 상태였다.

여기는 게르 안에 침대가6개라 남녀 혼숙을 했다.

여기도 천장이 예뻤다

날씨도 좋았음

사과먹으면서 엎드려 책보는데

평화롭고 참 좋았다....

어떤 일이 다가오는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낙타를 타러감...

낙타 냄새가 개오진대서 무조건 버릴 옷을 입고가야된댔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 없었음

이렇게 줄지어서 낙타를 한 30분 타는데요

여기 낙타는 다 쌍봉이라 그 혹들 사이에 앉아서 앞에 있는 혹을 손잡이처럼 잡아야하는데 내 낙타만 앞에 혹이 없는? 혹이 꺾인? 기형같은 낙타였다... 그래서 저는 잡을 곳이 없다고 했더니 그럼 그냥 혹이 없는 그 빈자리에 손 올리고 허리를 세우라는데 이게 낙타는 말보다 훨씬 안정감이 없게 걷기때문에 도저히 허리를 세울수가 없는데? 내보고 자꾸 허리세우라그러고? 그러다 갑자기 출발해버림...

 

앞에 혹 무너져있는거 보이냐고....

잡을 곳이 없다고....

지금 존나 무서워하는 중임

30분내내 무서워하다 마지막 10분은 엉엉 울면서 탔다 ㅠ

그리고 낙타들이 코뚜레가 가려우니까 자꾸 머리를 앞에 가는 낙타나 타고있는 사람 다리에 긁는데 내 낙타가 특히나 그게 심해서 엄청 기우뚱 거리고 그와중에 내 뒤에 오는 낙타는 내 다리에다가 콧구멍 비비고 흑흑흐수후후 진짜 총체적 난국이었음

애들은 내가 우는 줄은 모르고

누나 허리좀 들어봐... 돌아봐봐 사진찍어줄게 이러는데

말시키지마 ㅅㅂ.......

낙타 내리자마자 존나 너무무서워서 다리풀렸고

낙타똥밭에 쓰러져 앉은 모습이다...

그리고 광광 눈물 흘리고 있음...

남편이 안아줬는데 그게 더 창피했다...

부축 받고 돌아오며 현타가 오고 있는 김 현자...

진짜 나 다시는 낙타 안탈거고...

아니 애초에 낙타는 탈수없는 동물인데 이거 너무 인간의 욕심아닌가????!? ㅇㅣ런생각까지

듦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개무서웠다 100% 공포로 엉엉 운거 너무 오랜만이었다....

공포도 잠시

이제 사막튜어를 가야해서 남편이랑 몸 푸는중

하....

사막이 딱 우리앞에 펼쳐졌는데 너무 벅차올랐고

숨도 겁나 찼다

우리는 그래도 다행인게 며칠전에 비가 왔어서 모든 코스가 발이 푹푹 빠지진 않았고 중간에 한 10-15%정도는 제법 단단한 바닥을 걸을 수 있었다

경사가 보입니까

여기는 제법 단단했던 코스

나중에 저 썰매를 타고 내려와야해서 썰매를 들고 올라가는데

이제 발이 푹푹 빠지기 시작하면 저 썰매를 발 앞에 퍽퍽 찍으며 체중을 싣고 몸을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인데 그 계단 바닥이 자꾸 발밑으로 푹푹 내려간다고 생각하면됨.....

이때 이후로 헬스장에서 천국의 계단 기계 할때마다 와 선녀다... 진짜 선녀다 바닥이 딱딱해.. 안꺼져... 속으로 생각중임

진짜 사막 오르기는 생각 이상으로 힘들다

눈으로 보면서도 비현실적이었던 사막

바람이 불면 저 경사면의 모래들이 초ㅑ르륵 날리는데

가이드가 말하길 날이 좋을땐 정말

모래들이 합창하는것처럼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우리가 간날은 그정도는 아니었다는데도 내 귀엔 충분히 너무나 아름다운 소리였고

귀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모래날림이 그자체로 이미 음악 같았다

아 이게 공감각적 심상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눈앞에 금빛으로 흩날리는 노랫소리

뭐 이런 같잖은표현으로 설명이 다 안되지만... 그냥 미쳤어 자연은 미쳤다...

경사를 오르다 힘들어서 쉬는 모습

절대 한번에 다 못오른다

7-8번에 걸쳐 휴식을 반복하며 사막을 오르는데

쉴때됴 몸이 자꾸 밑으로 미끄러져 내려가기때뭄에 발이랑 엉덩이에 힘을 잔뜩 주고 쉬어야한다

작열하는 태양

사실 너무 힘들어서 사진 많이 못찍음

그리고 저 위를 바라보면 힘들어서 못 올라간다

오로지 내 발 바로 앞만 보며 올라가야한다

그리고 앞사람이 남긴 발자국이 엄청 의지가된다

갑이랑 올라가면서

이게 우리 결혼 생활이야.... 오르막길이다....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길을 좀 봐...

라고 함

여행와서 존나게 싸웠기 때문에 너무나 와닿는 가사였다.

저 경사가 보입니까

존나 힘들어서 쉬는중

사막 올라가고 다음날 골반이랑 엉덩이에 힘을 하도 주고 올라가니까 골반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

발을 내딛는데 막 종아리전체가 흙속에 잠겨...

발을 존나 크게 내딛었는데 평소 가는 한걸음 가려면 한 네걸음 걸어야함

그리고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모래바람이 너무 심해서 마스크 벗으면 오히려 숨쉬기가 힘듦

 

그리고 마침내 정상

....

아 나는 이때 이 감동은 진짜 말로 표현 못한다

앞만 보며 걷다가 어느순간 고개를 들었는데 진짜 세네발자국 위가 정상이더라

사막이 워낙 가파르고 높으니까 세네발자국밖에 안남았어도 정상에 서지않는한 그 언덕너머가 절대 안보임.

존나 죽을 힘으로 올라갔는데 보이는 풍경이 와...

세상에 절대자가 , 신이 없을 수가 있다고?

아니.

올라가는 순간 바로 이 시가 생각남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된다

이 말이 그냥 찰떡임

나 진짜 저 꼭대기에 서서 이 시가 계속 머리에 떠오르는데 이 미친 감동을 이렇게 글로 표현한 유치환씨 천재고, 이 분이 사막을 가지 않았을리 없다.... 사막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이 시를 썼을리 없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 맴돔

이건 진짜....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무조건 가봐야ㅏ한다 내가 죽기전까지 계속 떠올릴 기억이다

내 눈앞에 펼쳐진 사구들

사막을 오를때만 해도 나는 여기에서 조난되면 진짜 못 살아남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꼭대기에 오르고나니 누군가 나를 보호해줄것만 같고 나는 해낼수 있을 것 같아

딱 한두발자국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걷다보면 나는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나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현실적이었고 아 여기 조난되면 무조건 사망각이라고 단언함 ㅋㅋㅋㅋㅋㅋㅋ)

해가 움직일때마다 사막의 색이 변한다

그리고 모래바람이 겁나 부는데 진짜 엄청 따가움

하.......

발에 닿던 모래 촉감을 잊을 수가 없다

저 사막 한번 다녀온 후로 발바닥에 굳은살이 촤르르 박혀버렸는데

괜히 집에서 거칠어진 발바닥 쓰다듬으면서

정말 끝내줬었지... 하고 회상하게됨

정말 그냥 그야말로

here's looking at you, lord

이 말밖에 안나온다

경사면에서 날리는 모래가 보이십니까

평면과 입체의 흐릿한 경계속에 내가 서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현실과 초현실의 변두리에서 내가 걷고 있는 것 같기도 한

너무 묘한 경험이었다.

내가 보고 있는 이게.... 이게 맞나....

사우론의 눈처럼 지기 시작하는 태양

해가 지면서 모래는 급속도로 차가워지고

사막 전체가 암전되기 시작한다

해지는거 타임랩스로 찍겠다고

인간 삼각대모드로 한 20분 가만히있었더니

모래바람때문에 어느새 파묻혀버린 발

저 자세로 모래바람 맞으며 버텼다

그리고 이제 썰매 타고 하강해야하는데

가이드가 썰매에 왁스칠 안해놔서 1도 안 미끄러졋엇음.....

올라가는거보다 내려가는게 힘들지경

완전히 어두워진 사막

그리고 밤에는 별을 봤는데

첫날보다 더 불이 없던 곳이라

별이 훨씬훨씬 잘보였다

사진엔 절대 안담겨...

당신은 은하수를 본적이 있읍니까?

남편이랑 나는 그냥 저렇게 땅에 누워서 계속 별 봤다

엄청 추워서 패딩입어도 추운 날씨였음

사막은 낮엔 열탕 밤엔 냉탕 그잡채

하 정말 아름다웠다

별이 하도 많다보니

별이 바람이 스치우는 밤이 아니라, 바람이 별에 스치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누구나 마음속에 아끼고 아름답게 여기는 말이 있을텐데 몽골에서 별을 본 이후로 나는 "별"이란 말이 이젠 차원이 다르게 느껴진다.

마음에 별을 지니고 산다는 말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지고 하 ㅠ

원자상태로 지구를 떠돌던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잠시 살아있는 유기체 돼서 별도 보고 사막도 보고 사랑도 하고 눈물도 흘리고 있는지 이 모든건 정말 기적같은 일이야 ㅠ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해준 사막과 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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