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여행 - 생각보다 별로였던 반지의 제왕 투어
2023.12.18 - 2024.01.09
일본, 뉴질랜드, 호주 여행 기록
퀸스타운 반지의 제왕 투어 후기
우리는 둘 다 반지의 제왕을 너무너무너무 좋아해서
이번 뉴질랜드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던 게
바로 반지의 제왕 투어였다.
Klook에서 full day 투어를 예약했는데
실제로는 약간.... 많이 기대 이하였다...
(호비튼 안 가는 코스로 예약함
우리는 세트장 느낌보단 방대한 자연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

일단 예약을 완료했는데 풀북이라고 취소 메일이 왔었다 ㅜ
너무 아쉽다고 우리가 이 투어를 참 많이 기대했었다면서
자리가 나면 알려달라고 답장을 보냈더니!
정말로 빈자리가 나니까 바로 연락을 주셔서
예약할 수 있어 좋았다.
다른 분들도 혹시 예약이 안되면
바로 포기하지 마시고
메일 한번 보내보시길!

우리는 정말 반지의 제왕에 나온 실제 장소들에 가게 되고
입 딱 벌어지게 될 줄 알았는데,,,
그 장소에 가면 누가 봐도 아 여기다! 헉 소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투어하면서 알게 된 점
* 피터 잭슨은 cg와 합성의 천재라 여러 장소를
짬뽕 합성하여 썼기 때문에 식별이 어렵다.
여기서 산 가져왔으면 딴 데서 옆산이나 바닥 가져오고
강물 가져오고....
* 피터 잭슨은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해서
어디서 촬영하는지 공개 안 하는 경우가 많았고
사유지에서 촬영하기도 해서 못 들어가는 곳도 많음
그리고 이 투어는
반지의 제왕도 제왕인데
이 동네의 명소나 지형이 어떻게 이렇게 생겼으며
기원이 무엇인가...
이런 것도 많이 설명해 줘서 사실 반지의 제왕만을 위한 투어는
아니었다... 당연함... 그걸로는 콘텐츠가 안될 거 같음...

그럼에도 중간중간
반지의 제왕 촬영 일화 듣는 건 재밌었다.
(보로미르가 설산 꼭대기에서 촬영해야 하는데
도저히 헬리콥터 못 탄다고 해서
혼자 겁나 힘들게 차가 갈 수 있는 곳까진 차 타고 오고
그 이후에 걸어올라 왔다,
너 이거 오늘 오케이 안 나면
다음에 또 이 고생해서 여기 올라와야 한다고 해서
보르미르가 개 집중 뽝! 해서 찍은 장면이
바로 이 장면!)

크으....
인간의 고뇌가 느껴지는 정말 좋은 캐였다 보로미르...

여기가...어떠케....
아이센가드....


중간에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 곳에섴ㅋㅋㅋㅋ
이런 칼 나눠주고 망토 나눠주고
놀게 하심...ㅋㅋㅋㅋㅋㅋ
같이 온 서양인 가족은 완전히 머글들이어서
우리 둘이서만 이러고 놈...
남편이랑 내가 골룸이랑 프로도 흉내 내면서 사진 찍을 때도
허허~ what a cute couple 이러면서 사진 찍어주시고 ㅎㅎㅎ
재밌었던 게 근처에서 캠핑하던 사람이 와서
아 어쩐지 어디서 마법사 소리가 나더라~~
하면서 서양인 특유의 스몰토크 시작함ㅋㅋㅋㅋ

동네 이름이 어케 paradise?


full day 투어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지고
가이드도 각각 다르다
오전이 끝나면 퀸스타운으로 다시 돌아가서
밀쿠폰을 받아 밥을 먹은뒤
다른 차에 또 다른 일행과 함께 타서
오후 투어를 시작하는데...
오전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는데...
오후는.... 아.... 쉽지 않았다..

우리를 뺀 네 명 중 3명이 덕중의 덕이라는 양덕이었으며..
가이드는 진짜 말이 개 많으셨는데...
그 많은 말이 뭔가 반지의 제왕을 설명해 준다기보다는...
우리랑 막 소통하고 싶어 하는 힘든 스타일이었다...
호구조사부터 시작해서...
갑자기 우리들끼리 반지의 제왕 퀴즈를 하자면서
골룸은 몇 년 동안 반지를 가지고 있었나요!
이실두르가 반지를 잃어버리고 몇 년 만에
골룸이 그걸 찾았나요!!!
...
이런 얘기 하시고.. 반지의 제왕 최애캐와 그 이유 말하기..
퀸스타운의 부동산 이야기...
환경파괴 문제...
저 맛집은 대체 왜 잘 되는가...
등등 진짜 나 무슨 복덕방 온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서양의 절대 스몰 하지 않은 스몰토크가 너무 힘들었고
양덕들의 진짜 찐모노 토크 정말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프로도 개찡찡이라 싫다는 말은
개공감됐으며 역시 월드와이드국룰이구나 라고 생각함)
그리고 양덕중의 한 명이 진짜 너무 전형적인
미드에 자주 나오는 잘난척+수다+얌체+찌질 이탈리안 남자
그 자체였는데
너어무 tmi를 많이 날리고 가이드랑
너무 사담을 많이 나눠서 힘들었다
저는 당신의 가족이 얼마나 대가족인지...
할아버지의 누나의 누구가 뭔 일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허니문으로 왔다는데 와이프는 영어도 잘 못하고
반지의 제왕에 관심도 없어 보이던데
자기 혼자 조수석에 앉아서 겁나 신나게 수다를 떠셨다...

저 아래 협곡이 바로 그
곤도르로 가는 길,
아라고나스를 합성한 협곡이다!
이 협곡은 우리끼리 퀸스타운 운전해서 올 때도 봤었는데
그ㄸ는 이게 아라고나스일줄 상상도 못했지만
지금 보니 워!!! 진짜네!! 하면서 봤다.
여기서도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는데
원정대가 타고 가는 배를 톨킨의 원작대로 만들었더니
건축공학적으로 뭐가 잘 되지를 않아서
배 뒤집어지고 회전하고 난리를 직여서
김리 배우 빠지고
올랜도 블룸이랑 매니저가 같이 건지고
난리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라고나스 석상의 얼굴은
실제로 아라곤 배우의 할아버지쯤 되는
조상들의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서
곤도르 왕조라는 설정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해서
넘넘넘 재밌었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듣고 싶었는데ㅜㅜ
여기서도 이 얘기 한 1분 하고 바로 옆에 있는
번지점프하는 곳 가서 남이 뛰어내리는 거 구경하고
번지점프의 기원이 어쩌고저쩌고...
아 1도 안 궁금해..

바로이장면!
노로림 아스팔로스,,,노로림,,, 뭔지 알져
(이감성모르면나가라)
강물 합성한 거야 당연히 알고 있어서
물살 이런 건 기대도 안 했지만
이 장소에서도 가이드가 촬영 얘긴 진짜 겁나 조금 하고
뭔 사금 채취 활동을 해보자면서
개노관심인 바구니로 사금 채취하는 활동 겁나 오래 하고...
이 투어 참가자들의 인생 얘기... 직업적 힘듦 얘기....
나는 진짜 당신들의 이런 얘기 안 듣고 싶고 안 하고 싶다고요 ㅜ
이때 난 과외할 때여서 직업 묻길래 private tutor라고 얘기했더니
위에서 언급한 이탈리아 뽀이가 또 겁나 아는척하면서
오 역시 수학이 어쩌고저쩌고 진리가 어쩌고저쩌고
목소리 관리가 어쩌고저쩌고
please stop...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에도 액티비티 전용차량으로
강을 막 가로지르고 거슬러 올라가고
절벽 협곡 가장자리를 엄청 빠르게 달리는 건
참 스릴 있고 재밌었다
우리끼리였으면 절대 차 타고 못 갈 곳!
흑 센트럴 오타고에 가면
로한 촬영지를 가는 투어가 있는 거 같던데
그곳 투어는 조금 달랐을까..?
재미도 있었지만
실망도 컸던 투어였다...
그리고 이 모든 건 당연히 영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면 어어엄청 많은 설명을 이해를 못 하고
힘들게 차에 실려서 다니기만 할 거기 때문에 비추함

남편이랑 이런 투어 끝나고 하나둘셋 한 다음에
항상 소감을 같이 나누는 편인데
그게 매번 엄청 똑같고 제일 좋다고 생각한 이유까지
똑같아서 신기하다 ㅎㅎ
이번에도 우리는 역시
다른 사람들이랑 투어 너무 오랜 시간 하는 건 안 맞는다...
반나절 반짝하는 건 괜찮은데,,, 그 이상은,,, 힘들다,,
그리고 스몰토크 안 하고 안 친해지고
딱할 거만 하는 투어 하고 싶다는 결론을 내리며
우리 스스로에 대해 또 한 번 배웠다


여기는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지니까
사람들이 하루를 어어엄청 길게 쓴다.
아침 7-8시도 우리나라 10-11시 같고
저녁 8-9시는 해가 지지도 않아서 걍 대낮 같다.
그게 넘 부럽고,, 부럽다,,,,
이제 이 동네는 얼추 볼 만큼 다 본 것 같다.
내일 와이너리 투어 다녀오면 정말 정말 다 볼 듯!